Park Family’s House
Info&Credit
2020.12 - 2018.06

TypePrivate
UseDetached house
SiteJingwandong, Eunpyeong-gu, Seoul
Area1F 182.91m2 2F 56.05m2

Designanmadang the lab(이범수, 오현주, 이상아)
Plantinganmadang the lab
ConstructionSpace A1
Architectaoa architects
Interiorc.o.m

PhotoPark sungwook(Page 1, 2, 3, 5, 7, 10)
Lee bumsoo(Page 4, 6, 8, 9)
Jin hyosuk(Page 11, 12, 13, 14)

불완전함의 가치

가끔 제목에서 형태를 차용할 때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그렇습니다. ‘불완전한 리스트’는 소규모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가 제작한 일회성 인쇄물을 수집하고, 그 결과물을 특정 시간에 열람할 수 있는 일종의 마이크로 열람실입니다. 일반적 형태의 도서 열람 가구로는 인쇄물들이 가진 특성(대부분 책등이 없는 한 장짜리)을 전혀 나타낼 수 없었습니다. 한편, 일민미술관 전시실 1층은 바닥에 고저차가 있는 게 특징인데, 이 턱에 끊어진 다리처럼 불안해 보이는 ‘불완전한’ 형태의 좌대를 만들어 전시물을 수납하는 형태로 연출했습니다.
※ 2016년 그래픽 디자이너 최성민, 김형진이 기획한 전시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의 일부

불완전함은 때로 완전함 이상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불완전한 리스트’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고, 결핍에서 비롯된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자극합니다. 인쇄물이라는 매체는 늘 그 시대와 환경의 흔적을 담습니다. 특히 책등이 없는 한 장짜리 인쇄물들은 그 자체로 대량생산이 아니라, 개별성과 소규모 실험 정신을 담아냅니다. 이는 대형 출판물이나 매끈한 상업 디자인과는 다른, 인간적인 온기를 전달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불완전한’ 좌대 디자인은 이 같은 철학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완벽히 매끄럽고 단정한 형태보다는, 흠결과 틈을 가진 형태는 관객의 호기심을 유도하고, 그 자체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일민미술관의 공간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고저차라는 구조적 제약을 불완전함이라는 컨셉으로 재해석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불완전함은 단순한 부족이 아닌, 가능성과 연대를 의미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작은 스튜디오와 디자이너들 간의 연결 고리이자,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고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로 작동합니다. 각 인쇄물은 하나의 조각으로서 불완전하지만,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됩니다.

“불완전한 리스트”는 단순한 열람실이 아니라, 우리에게 불완전함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을 때 느껴지는 공허감이 아니라, 아직 남아 있는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완전함을 추구하기보다, 그 사이의 균열을 바라보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음을 배웁니다.